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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02′ 지의 연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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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간의 공간개념으로 본다면, 떠다니는 음은 어떠한 물성보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이미지를 발산한다.
그리고 음악의 힘은, 누구에게나 위안과 생각의 자유를 낳게 한다.
혼자서 일을 정리하는 시간에는 정갈한 솔로의 음으로 시간을 보낸다.
너무 거슬리거나, 심오한 음은 피하고 산행할 때에 냇가의 물소리를 우연히 듣는 것 같은 곡이 좋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와 ‘골드 베르그’이다.
많은 연주가들은 시대를 반영하듯 새로운 해석으로 음을 연주한다. 곡의 음을 이해하고 해석할 즈음, 음을 듣는 연주자가 되어 음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게 된다.
연주자의 기량과 시대에 따른 녹음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서 음악을 반복해 들어보면, 한가지의 음은 기준이 되기도 하고, 기억된 음들은 기준을 넘어선 음에 더 깊이 다가설 수 있다.

이 두 곡은 정설이 된 기준과 기준을 넘어선 음의 태도를 이해하기 적합한 음반이다.
먼저, ‘글렌 굴드’의 ‘골드 베르그’변주곡이다.
이 곡은 1955년에 녹음되어, 리마스터링으로 다시 태어나고, 다시 SACD로 발매되었다.
최근 발매된 음반에는 기계장치를 이용한 야마하의 DISKLAVIER Pro모델로 연주된 재생된 음도 있다.
그런데, 주관된 관점에서 어떠한 음반도 이 ‘굴드’의 익숙하고 세련된 음에 비교될 수 없을 것 같다. 32곡 중에서 30곡은 3개의 곡이 한 조를 이루어, 수학적인 3배수로 곡의 흐름을 잡았다. 30번째의 곡인 ’쿼드리베트(quodlubet)’ 자유로운 음의 구성은, 음악을 수학적인 계산이 아닌, 창의적인 사고로 절정을 이룬다.
마지막의 곡은 다시 처음으로 곡의 끝맺음을 맞이 한다. 변주곡 카논의 형식의 음은, 미묘한 음의 변화를 통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미세한 볼륨을 조정하다 보면, ‘글렌 굴드’의 허밍의 음이 이질적으로 들리지 않고, 연주에서의 몰입된 자유로움으로 들린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라는 책을 읽는듯한 소박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간혹, 오디오 마니아들은, 피아노의 음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표현을 내리는데, 내가 아는 피아노의 음은, 음과 음 사이의 공간 여백의 음이 들리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뭉쳐져 보이지만 언젠가 낯선 곳에 놓일, 세밀함의 민들레 홀씨 같이 가볍고 유려한 ‘음’이 그것이다. 그것이 값싼 라디오 소리라고 하더라도 음을 읽어 나가는 반복된 기억의 음이야 말로, 양질의 음을 이해하는 기준이 된다.
반복된 일상이라면, 들을 때마다 복잡한 구조가 단순히 이해되고 정리되는 홀씨의 음, ‘글렌 굴드’의 ‘골드 베르그’가 그러한 음이고 퇴색되지 않은 고전의 음이다.

다음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의 ‘안느 가스티넬’의 음이다.
이 무반주 첼로 곡은 모노 EMI 음의 ‘카잘스’의 곡이 정설이고, 후에 ‘야노스 쉬타커’, ’로스트로포비치’, ‘요요마’, ‘미야 마에스키’ 당대의 첼리스트들의 음반으로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오래 들어 보면, 음반의 음이 탁하거나, 연주가 빠르거나, 어둡고 무겁거나, “이것 들어 봐”하는 오버액션의 음이거나…….
‘안느 가스티넬’의 음은 악보 그대로의 음을 읽혀가는 듯한 편안한 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 놓은 경지의 음이다.
화려한 기교가 없는 음, 파도의 음이 일정한 것과도 같이 동요 없는 자연스러움, 솔밭보다 대숲을 거닐 때의 하늬바람, 산중에 불빛에 느껴지는 온기……
특히, 7번 트렉의 suite pour violoncelle n°4 en mi bemol majeur, bwv1010 ’prelude’ 음은, 첼로 곡임에도 불구하고, 투명 컵에 물이 역광에 의해 반사되어 밝은 그림자를 보는듯한 투명함까지 보인다
공간의 반사된 잔향의 음은, 내가 거기에 있음을……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우수한 녹음이며 실연이다.
“ 왜 그런 느낌이 나는 것일까? 비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 ” 그것은 음에 대한 성찰의 결과라고 본다.
그녀의 소리는 음을 듣는 시간 동안, 그녀가 살아온 방법을 이해하는 여정의 시간으로, 아무 욕심 없는 무색 무취의 음이다.
간혹,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명상(meditation)적인 음을 원한다면, 이 음은 삶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페이퍼’지에 연재되는 글은, 지금까지 청취한 앨범 중에서 서로 상반되거나 같은 이미지의 앨범을 가지고, 음에 대한 견해를 밝힌 글이다. 수 없이 반복해 들은 곡들을 가지고 비교하며 음에 대한 생각을, 어려운 말보다 느낌을 위주로 음에 대한 상상을 쓴 글이고, 이론보다는 하이파이를 위해서 들리는 것만을 솔직하게 썼다.
소리는 그대로 놓아두고, 공간감과 뎊스는 지켜져야 한다. 스피커의 소리가 음원과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저장된 음원은 원음을 충실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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