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tory | Review | News

  • 0164

아빠와 성당에

0164

텅빈 성당에서 혼자 기도 드릴 때, 2층에서 연주된 장엄한 오르간 음을 생각하면,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이다.
그때 나이 열여섯.
스테인드 글래스에 흡수되어 벽에 번지는 색감의 이미지와 천장이 높은 성당에서 듣게된 음의 공간감은, 성당 연주의 정설인 ‘안티폰 블루스’의 음과 일치되어, 음을 가늠하는 지금의 직업에 영향을 주었다.

지금 내 아이는 중3이 되어, 내가 그랬듯이 세상이 가장 작게 보이는 나이가 되었다.
항상 바르게 생활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그가 이렇게 크도록 번번한 시간을 내주지 못한 것을 가장 아프게 생각한다. 지금도 일에 미쳐 있었지만, 우연히 그가 쓴 제출용 리포트 용지 글에,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아버지란 글을 읽고서 잠못 이룬적이 있다.

‘조동익’님의 ‘동경’앨범에 ‘엄마와 성당에’ 란 곡을 한참을 듣다가 뒤늦게 그와 같이 성당을 가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종교를 빙자한 어리석음에 18년 동안을 미사에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십자가가 있으면 타국이던 지방이던…. 장소에 구애됨 없이 기도를 드렸다. 성당과 교회의 십자가는 같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성당 미사에 함께 걸어서 간다. 그와 걸으며 대화하는 시간이 이렇게 값질 줄이야……
성당에 가는 이유가 추억을 갖게 하기 위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동익 선생의 음은, 많은 지식의 음도 음이지만, 그 음이 아름다운 형상으로 만들어져서 시야를 넘는 선, 파노라마적 서경성이 충만한 음이라고 생각된다. 언뜻 보이는 장필순님의 아름다운 코러스.
내가 그분의 앨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무비’음반의 10번/13번 곡 ‘사랑의 테마’란 곡에서 ‘엄마와 성당에서’처럼, 그 아련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꺼냄이 있는 곡이다.

음을 기억하는 자유는, 성년이 되어 추억을 갖게하는 주변인의 역활로 자리잡아, 먼길에 이미지는 배가 될 것이다.

엄마와 성당에
- 조동익-

먼곳에서 들려오는 저 종소리
그리운 그 시절로 나를 데려가네
쏟아지는 햇살에 눈부신 엄마의 치마
알 수 없는 설레임은 일어나 내 가슴 뛰게했지

엄마와 성당에 그 따듯한 손을 잡고
내 맘은 풍선처럼 부는 바람속에 어쩔줄 모르네

곱게 쓴 미사보 손때 묻은 묵주 야윈 두손을 모아
엄만 어떤 기도를 드리고 계셨을까
종치는 아저씨 어두운 계단을 따라
올라가본 종탑 꼭대기 난 잊을수가 없네
엄마와 성당에

성당을 나와 가파른 길 내려오면
언제나 그 자리엔 키작은 걸인
엄마는 가만히 준비했던 것을 꺼내
그 걸인에게 건네주시며 그 하얀 미소
엄마와 성당에

엄마와 성당에 그 따듯한 손을 잡고
내 맘은 풍선처럼 부는 바람속에 어쩔줄 모르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