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Story | Review | News

  • 0170

‘페이퍼 06′ 느린 타이밍/

 

0170

느린 타이밍

10여 년 전, 프랑스에서 출시된 2집 앨범을 접한 후부터 그녀의 음반을 빠짐없이 수집하며 들어왔는데, 이번에 발표된 8집 앨범 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일반적으로 보컬리스트들이 일정 정도 수준에 올라서면, 더 잘하려는 욕심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추구하는 나머지 평범의 비범을 놓치게 되곤 하는데, 나윤선의 이 음반에는 어떠한 구속도 없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지난 7집 앨범 도 물론 좋은 음이었지만, 이번 8집 앨범은 더욱 세련된 음으로, 트랙 하나하나 욕심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8벝 트랙의 <초우>도 좋지만, 11번 트랙의 <아리랑>은 그녀의 출중한 창법과 함께, 경험을 통한 인생살이의 한을 너그럽게 음으로 풀어냈다.
플레이가 길어지는 느린 곡의 경우, 보컬의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기교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감성적으로도 들린다. <아리랑>에서, 숨을 끊고 들어가는 나윤선의 호흡은 정말 타이밍이 절묘하다. 그 타이밍이 그녀의 아름답고 세련된 음색을 드러내준다.
그녀의 음을 감싸는 베이스와 드럼의 음은 그녀의 음을 편안하게 떠받치면서 절대 그녀의 음을 앞서지 않는다. 중간에 몽글거리는 기타 음과 아코디나의 한스러운 소리가 함께 섞여서 <아리랑>의 음률에 애절함을 더한다.
이렇게 호흡이 잘 맞는 세션의 기량도 이 음반을 돋보이게 하지만, 녹음을 맡은 프로듀서의 기량도 뛰어나 반복 버튼을 누르며 며칠을 보냈다.

이번 2013 독일 뮌헨 오디오 쇼에 출장 갔을 때, 나윤선의 <아리랑>을 독일인들에게 들려주었는데, 두 번을 연속해서 들려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어떤 이는 그녀를 알고 있었고, 어떤 이는 그녀의 음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쇼를 마치고 레코드숍에 들르니, 메인의 그녀의 LP가 진열되어 있었는데, 내 가슴에 기쁨이 가득해졌다. 그녀의 음악이 프랑스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던데, 독일에서의 반응을 보니 충분히 짐작이 갔다.
지난번에 독일 레코드 가게에서 정경화의 앨범을 뽑아 들었을 때, 점원이 엄지를 치켜 올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외국의 사운드 엔지니어가 조수미의 앨범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찾아 보내준 적도 있다.

모든 짐을 내려놓을 즈음, 그들이 먼저 알아보지 않던가? ______

나윤선의 아름다운 곡 해석과 고요한 정서 속에서 구사되는 절묘한 호흡의 타이밍. 그녀는 정말 아름다운 음을 가진 사람이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