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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이번 가을에는 해가 바뀔 때마다 , 종로3가와 4가사이 노점상에서 구입하던 국산의 ‘석류’는 못구했다.
이란산의 석류로 대치되는 현실에서 나의 가을은, 추억은 지고 느낌만이 남는다.

나에게 ‘가을’을 알리는 이미지인  ‘석류’의 빛깔.
국산이 좋은 것은, 같이 잘려나온 잎의 녹색가지와 붉은 기운 속에 벌어진 입이다. 이것으로 ‘가을’을 책상위에 올려 놓는다.
‘가을’을 사서 들른 곳은, 종로 3가 ‘정윤호’명장님의  시계방.
그분은  예리한 지식과 덕으로 나를 반기신다.
명장님과 대화는 지식과 경험에서 나온다. 인생을 치열하게 사신 분들의 대화는 각은 있으되, 각이 없고, 답은 항상 명쾌하다.
이 가을, 나만의 추억은 길고, 계절과 관계 없이 해답은 짧다.

* 정윤호 명장님께서 고가의 R사의 시계를 16분이 안되어서  완전히 분해된 것을 완전조립하시는 것을 난 목격하였다. 그분의  기술보다도 내가 눈여겨 본 것은 사물을 보는 그분의 깊은 눈이다. 많은 야심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명품시계의 세계에서 아마도 그분은  철학, 미학, 기구의 미, 자연의 원리, 전통…… 많은 것들의 작은 우주를 분해하고 조립되면서 터득하신것 같다. 때에 따라선 1-2세기 전에  망가진  고물시계들을 기록하고, 가꾸어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으신다. 그리고 세월의 멈춘 흔적을 거슬러 올라가 그분의 손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계보다도 어려운게 무엇입니까?”
“카메라가 더 어렵다”
“아!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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