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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무’

 

대부분 대학 4학년이 되면, 앞으로의 전개될 인생설계에 꿈을 구체화 시키는 시절일 것이다.
그 시절에  난, 사진과 소리 중에서 하나를 인생을 걸어야만 했다.
늦은 시간, 두가지의 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우연히, ‘황병기’선생님의 MBC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난, 그때에 충격적인 영상과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곡이 ‘침향무’에 기록된 ‘숲’에서 ‘비’란 곡이다.
이 곡과 영상은, 자연을 이해한 촬영기사의 역량과 프로듀서의 높은 안목도 주효했다. 방영이 끝나고 연거푸 줄담배를 입에 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 ‘비’의 가야금 연주가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고, 기기를 통해서도 소리를 이미지화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이 추상적이기도 한, ‘비’의 이미지가 나의 인생을 소리에 걸기로 결정하는 계기가 된다.
그 후에, 지금은 없어진, 사이트에 황병기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렸다.

이 곡은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이미지와 계절의 표정, 실제 상황의 향기, 심도 높은 작가의 자연관까지 읽을 수 있는 서경적인 곡이다. 회화로 본다면,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작품처럼, 빛에 따른 시각의 효과가 캔퍼스의 틀을 넘어선다고 할까? 음의 구조적인 부분은 ‘큐비즘’의 대가인 ‘브라크( George Braque)’의 사물을 보는 시선들이 철학적인 구성 비율의 그림과도 같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스위스’에서 보았던 ‘블라아크’의 수 많은 원작은 황병기선생님의 가야금 연주와 일치되는 느낌을 받았다. 여러번 덧칠에서 오는 마티에르와 치밀이 계산된 형태. 원숙미에서 나오는 세련됨이 그것이다.

이 곡의 전개는 한방울 두방울 빗물이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떨어진 물의 잔향을 묘사화 한다. 다시, 대지를 적시는 이미지로 수 없는 빗방울이 초원을 적시고, 무성한 대숲에도 떨어진다.
중간에는 빗방울이 흙탕물에 튀기도 한다. 구름이 걷히고, 남은 빗물이 떨어지는 것으로 마감한다.

짧고 단아한 곡인것 같지만, 메시지는 자연을 관조하는 이해의 깊이가 매우 깊은 아름다운 곡이다. 황병기 선생님의 인터뷰를 보면, 안과 밖의 똑같은 그분의 인격을 볼 수 있으며, 그 소박함은 산수유의 노란 꽃잎과도 같다.

어렵게 구한, 하와이에서 1965년도에 처음으로 녹음하여 발매한 ‘MUSIC FROM KOREA’ 음반을 구했을 때의 느낌은, 처음으로 스피커를 제작하여 음을 들었을 때의 감정과 같았다. 이 음반은 강당에서 녹음하여, 음의 잔향이 길다.
내가 가장 좋은 바늘로 듣기 위해서, 모아 놓은 한국인의 LP 음반 중에서 최고의 음반 중에 하나. 다음으로 정경화/ 신병하/ 조용필/ 김현식…..후세에 물려 줄 값진 보석이기 때문이다.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들으면,  정치, 종교, 이념……은 찾아볼 수 없다. ‘자연’만이 존재한다.

사진출처 // 황병기 선생님의 사이트에 기록된 사진. http://www.bkhw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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